조선 21대 영조는 66세의 나이에 겨우 15세 소녀와 혼례를 합니다.
요즘에도 돈 많고 유명한 이들은 띠 동갑이상도 혼인을 하기는 합니다만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나이도 필요 없겠지만
스스로 사랑하여 맺어지는 커플이 아니기에
어린 나이에 가문과 당파의 희생제물로 일생을 바쳐야 했던 여인~
정순왕후~가문의 영화는 영조의 죽음과 함께 순식간에 무너졌었고
정조의 즉위를 반대하던 노론의 벼슬아치들이 줄줄이 유배되거나
황천길로 떠났을 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정조와의 관계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그녀의 현명한 처세가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있어 그 지혜로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건 아닐까 생각하게 합니다.
영조는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 후보 규수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요?"
"떡이 제일 맛있습니다."
"떡보다는 국수가 더 맛있습니다."
간택 후보 아가씨들은 제각각 좋아하는 음식 이름을 대기에 바빴습니다.
그런데 오 흥부원군 김한구의 딸은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소금이옵니다.
소금은 모든 음식이 제맛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영조는 예상치 못한 그 해답을 듣고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크게 끄덕였습니다.
이어 두 번째 질문 들어갑니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무슨 꽃인가?"
"국화꽃입니다."
"국화꽃도 아름답지만 모란꽃이 더 크고 아름답습니다."
모두들 답을 내었으나 그렇고 그런 답변이었는데
이번에도 오 흥부원군 김한구의 딸만이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목화이옵니다.
목화로는 옷을 만들 수 있으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
영조는 이 대답에 크게 만족했습니다.
누가 들어봐도 왕비감의 답변이라 생각됩니다.^^
이어서 마지막 질문은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이 무엇인가?"
후보 규수들은 저마다 깊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말했습니다.
그때 오 흥부원군 김한구의 딸은 사람의 마음이 가장 깊다고 대답했습니다.
영조는 그 말에 크게 감동하며 김한구의 딸을 왕비로 삼았습니다.
그 여인이 바로 정순왕후입니다.
이러한 지혜 덕분에 가문을 일으키기도 하였고,
멸문이 되어도 살아남아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해낸 정순왕후였었나 봅니다.
'4.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단 치마를 주고 산 꿈 (1) | 2023.05.04 |
---|---|
이천 냥을 주고 매화를 사게 된 김 홍도 (0) | 2023.05.03 |
소를 탄 맹사성 (0) | 2023.05.03 |
나폴레옹과 조제핀의 사랑 (0) | 2023.05.02 |
순욱의 성품/조조의 야망 (0) | 2023.04.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