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이 다가왔다. 춘 삼월의 첫날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새 봄~
산에는 진달래, 들에는 개나리 ~ 겨우내 숨죽이며 봄을 기다렸던 만물이 두터운 땅을 뚫고 나오는 봄~~
봄이 왔다.
이제는 민속촌이나 드라마 세트장에나 가야 만날 수 있는 초가집.
어느 집 아랫채를 통 째로 다른 집옆에 옮겨 놓아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어울릴 것 같다.
새봄이 왔으니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입춘을 맞이하여 크게 길하게 한다.
건양다경 ~입춘을 맞이하여 '밝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
이런 글귀를 문짝이나 기둥에 붙였는데 이를 입춘방(立春 榜:패 방)이라고 한다.
새봄맞이 축하글을 집에 도배하듯 한다.^^
글자를 몰라 쓸 수 없는 동네분들의 글을 대신 몇장 써주셨던 우리 할아버지 생각이 나네.
일 년에 한 번이었든가 2년에 한번이었든가 모르겠는데.
가을걷이를 하고 볏짚으로 엮어서 지붕갈이를 했던 어린시절의 기억도 있다.
요즘은 공동 주택으로 아파트를 지으니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다 획일화되어 집을 찍어내는 시대지만
한옥은 똑 같은 집 하나도 없다.
그런데 또한 닯지 않은 집이 하나도 없다.
사실 독특하게 튀는 집도 하나 없다. 초가집은 서민의 집이니 ~~
고관대작의 집들은 그 시대에도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지었겠지만~
비를 피할 수 있는 서까래 아래는 지혜롭게 수납을 하고~
숨을 쉬는 흙집. 시멘트로 사방에 둘러싸인 도심의 아파트에서는 아토피가 치유되지 않지만
맨발로 땅을 밟고 살면 아토피는 저절로 나아진다.
흙집에 살면 굉장한 도움을 받는다.
보기에는 아름다우나~ 실거주하는 데는 물론 많이 불편할지도 모른다.
많이 불편은 할것이다.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하루 종일 삐걱거리는 정지 문~(부엌)
이 집은 완전 초가집이 아니라~
퓨전 요리 같은 ^^~ 초가지붕을 앉았으나 편리하게 설계되었을법한 집이다.
자연에서 수확한 먹거리들~겨울을 나기 위해 건조해서 보관해야 오래도록 아껴 먹을 수
있으니.
남부지방의 농작물 보관방법?이라고 한다.
하긴 내 고향에서의 모습과 흡사하긴 하다. 그런데 특별히 남부지방만 그럴까 농촌의 생활이
거기서 거긴데^^
비를 피할 수 있는 실내에는 건조된 식재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겨울이면 딱딱해진 옥수수를 소다를 넣어서 푹 쪄서 먹었던 기억도.^^
여기는 아예 건채 보관하는 곳간인가 보다. 제사 때 쓸 고사리 나물, 묵나물등
상큼한 흙내음이 상상되는 정갈한 부엌~
현대식 초가집이다. 각이 나오는걸 보니~
흙집은 사람이 기거하지 않으면 무너지기 싶다.
사람의 기운으로 함께 버텨내는 전통 초가집.
요정이라도 나올 것처럼 귀여운 집.
우리 할머니 세대에는~~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이렇게 살았다.
콩 타작, 깨 타작, 도리깨로 때려서~~
된장 간장 손수 담아서 ~ 요즘이야 대량으로 된장 고추장도 공장에서 생산하지만.
옛날에는 얼마나 바빴을까?
100년 전 서울의 거리가 이러했다 하니~~
백의민족, 천연 소재로 이것밖에 없었으니
겨울에도 삼베를 입었다고 하니 얼마나 추웠을까요.
삼베 사이에 솜을 누벼 입었던것이
최고의 겨울옷이었다고 한다.
단조롭고 무채색으로 살아왔던 백의민족에게도
산천은 공평하여 산과 들에 서민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진달래, 개나리가 반가운 봄의 전령사였을테지.
연분홍치마에 노랑저고리를 연상케 하는 봄날의 화려한 축제.
초가집은 뒷배경이 어디가 되었거나
그 배경을 거역하지도 않고 원래 제자리였던것처럼 어울리는 묘한 매칭이다.
자연에서 나온 집이라서~그대로 자연스럽다.
버섯 모양같기도 하고~
초가집~~~가만히 보니 ~
이 작은 초가집들은 달팽이집이나 게 딱지처럼 그냥 딱 맞아떨어지는
의복처럼 ~친근한 사람의 옷처럼 느껴진다.
계속 수많은 초가집들을 보니~~문득 집이란 무얼까?
집없는 달팽이 같은 사람이 자기를 보호해줄 껍데기,
겉옷 하나 장만한, 그 무엇을 만들어 입고 있는^^
형상 작은 초가집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드네.
몇년전에 전라도 낙안성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는 현지인들이 실제로 초가집에 기거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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