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다.
옛날 말이다.
요즘은 도구가 좋아서 충분히 깎을 수 있다고 본다.
이 말 속에 숨어있는 내용이 있다.
치열하게 살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으랴만~
문득 돌아보니 잘 못 살아온 것 같다고 실토에 가까운 자백?, 고백?
암튼 마음 깊숙이에 어디다 보관되어 있는지도 모를 만큼
깊숙이에 숨어있어서~
단 한 번도 입에 오르내리지 아니하던 말이다.
나는 벌써 두 손 들고, 두 손도 모자라 두 발도 들었는데^^
자존심과 자긍심이 나보다 월등했던 친구인지라.
위로를 받아봐야 힘들었음을 안다고 했는데.
한 번도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왔던 그 에너지가 아마도 고갈되어가고 있음이다.
나 역시도 그러하기에 ~ 그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된다.
타인에게는 얼마든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다.
위로의 말도 곧잘 해 줄수도 있다.
오래전 웃음치료사로 인기 있었던 황 수관 박사의 죽음 소식은
충격이었는데~~
타인의 고민은 들어주고, 방법을 제시해 주었으나 정작 자신의 아픔은
몰랐었나 보다.
언제부터인가 그분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설사 깜깜한 터널 속에서도...
나는 길이 보인다고 우기며, 버티며 살아왔음을 알게 된다.
젊음이 그것을 가능케 해 주었고, 그래서 그 한계점에 도달하지 않았기에
폭발하지 않았을 뿐~
열정과 자존심, 자긍심으로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 뗄 수 있는 여백,
스스로 확보하며 살아온 세월들~
안개길은 참으로 신기하다.
안갯길 운전은 헷드라이트로도 밝힐 수가 없다.
오로지 한 걸음, 한걸음 다가가서 헤쳐나가야 할 뿐
인생길은 안갯길 같다고도 했다.
지금 아마도 그 안갯길에 서 있을 것이다.
마음은 급하지만, 속도는 금물, 쉼표 찍어가며 쉬엄쉬엄 가 보자요.
친구란~~
무언가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넋두리라도 들어주기만 해도
친구로서의 할 일은 한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친구가 채소를 가지고 있거든, 고기를 주어라.
당신의 친구가 당신에게 꿀처럼 달콤하더라도 전부 핥아먹어서는 안 된다."
~~ 탈무드에 이런 글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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